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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

D. P.에서 우리 회사가 보인다면?

by 소뚱2 2024.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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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웹드라마 D.P. 열풍이 뜨거웠습니다.

아마도 군필자라면 군대의 기억(악몽이 더 적합한 표현 같긴 합니다!)과 함께, 미필자라면 군대의 추악한 민낯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이 드라마를 몰입해서 봤을 겁니다. 1편에 이어 2편까지 성공적인 흥행을 기록한 이유는 비단 누군가를 사랑하며 추앙했던 배우의 비중 확대뿐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탈영병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Deserter Pursuit) 준호와 호열이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을 쫓습니다. 그러한 과정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지우고 싶은 현실을 적나라하게 잘 그려냈고요. 허구의 이야기지만 몰입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매회 그려낸 이야기가 군대라면 가능성이 있을 법한 이야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D.P. 의 원작 웹툰을 그린 김보통 작가의 ‘이제는 좋아졌다는 망각의 유령과 싸우기 위해 D.P. 를 만들게 되었다’는 고백이 지금도 청춘의 시간을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많은 장병들에게 한 줌의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극적인 효과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장 인간답지 않은 모습으로 묘사된 황 병장(실존인물이 아니라 극대화된 연출이기를 바랍니다.)이 조 일병에게 가하는 폭력은 가히 인간이기를 넘어 악마의 모습에 가깝습니다. 끔찍한 괴롭힘의 끝은 조 일병이 탈영해 가해자 황 병장을 찾아가 복수를 하려는 장면으로 마무리되지요. 폭력과 폭언, 성희롱 등 그동안의 괴롭힘의 이유를 묻는 조 일병의 질문에, 황 병장은 답합니다.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조직 어디에도그래도 되는 조직”은 없기를 소망합니다.  

조직문화
D.P로 살펴보는 조직 문화

인류가 만든 그 어떤 조직도 폭력이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이미 폭력이 일상이 되어버린 군대라 할지라도 본연의 목적을 잊어버린 폭력은 조직의 근본을 흔들지요. 하물며 구성원들 간의 협력과 조화가 그 어떤 조직보다 중요시되는 기업에서 강자가 약자에게 행하는 괴롭힘은 공동체의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 해사 행위가 아닐까요? 법안까지 발의되어 관리하고 있다지만 뉴스를 통해 접하는 상사의 괴롭힘으로 인한 부하 직원의 극단적인 선택을 간접적으로 볼 때마다 D.P. 가 오버랩 됩니다.

 

나보다 직급이 낮다고, 부하라고, 어리다고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라는 무책임한 변명이 나오지 않도록 동료들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자기 성찰과 함께, 고통받는 동료들을 외면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시간입니다. 탈영한 조 일병을 설득하기 위해 한호열 상병은 ‘군대를 바꿔 나가자고’ 말합니다. 이에 조 일병은 6·25 때 쓰던 수통도 안 바뀌는 군대라고 말하며 이미 군 조직에 대한 불신이 가득한 화답을 하지요. 수통 같은 눈에 보이는 요소들의 발전을 논하기에는 우리는 이미 많은 부분에서 과거보다 높은 수준의 외적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겁니다. 이제 수통만큼 단단한 우리 안의 ‘라떼로 표현되는’ 과거의 사고, 인식에서 벗어나 눈에 보이지 않는 수통들을 하나씩 걷어찰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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